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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환 전 주러시아 공사 초청강연-한민족의 극동시베리아 개발 참여와 동북아 세력균형

박병환 전 주러시아 공사 초청강연 사진
서울대학교 러시아연구소는 지난 4월 5일 신양학술관 국제회의실에서 박병환 전 주러시아 공사를 모시고 “한민족의 극동시베리아 개발 참여와 동북아 세력균형”이라는 제목으로 초청강연회를 개최하였다. 박병환 공사는 한국의 분단상황 및 현재 동아시아 내 한국의 안보상황, 그리고 주요 국가와의 역사적 외교 전례에 대한 판단들을 근거로, 러시아와의 적극적 외교가 한국의 중요한 출구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구체적으로 극동시베리아 개발 참여가 한 방법임을 피력했다.
강연자는 먼저 현재 동아시아 세력균형권 안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 국가들과 한국 간의 역사적 외교 전례를 살펴보았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절대적 우방국으로 여겨지고 있는 미국과의 우호적 외교관계를 맹목적으로 낙관해선 안 된다”고 말하며, 대표적 예시로 미국이 일본과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통해 조미 수호통상조약을 외면하고 일본의 한국 강점을 암묵적으로 용인한 사건을 들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영국 또한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거문도를 불법점령한 일이 있으며(1885~1887), 결과적으로 마냥 선량하기만 한 외세는 없음을, 따라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특정한 외교 관계에 맹목적으로 의지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여러 외교적 가능성들을 고려해야 함을 주장했다.
그가 설명한 역사적 전례는,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형성된 유례없는 동아시아 세력 갈등권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오늘날 한국에 각별히 적용된다. 특히 그는 “대한제국 말기의 동아시아 각축전과 비교할 때 현재 우리는 분단 상황이란 점에서 상황이 더 열악하다”면서 북한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한국 통일이 남한의 지향점이라는 전제 아래, 동아시아 세력권 속에서 남한을 보존하는 문제뿐 아니라 외세의 간섭과 영향으로부터 지혜롭게 통일한국을 만들어내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였다.
이 문제 지점에서 가상의 통일 시뮬레이션 상황을 통해 러시아의 잠재적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가 말하는 통일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북한 정권이 내부적으로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체제가 불안해질 때, 즉시 국경 근처의 중공군이 북한에 침입해 친중 정권을 세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때 미국 및 일본이 적극적으로 중국의 북한 점령을 저지할지는 미지수이며, 실제로 38선 형성 당시 소련과 미국이 암묵적으로 상호 세력권을 인정한바 있기에 그들이 통일한국 형성을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은 낮다. 강연자는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행보를 적절히 견제하면서 남한 정부의 이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행위를 러시아 정부가 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런 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해서 현재 극동시베리아 개발 참여와 같은 경제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일례로 블라디미르 수린 박사가 발표한, “한국 마니페스트(Корейский манифест)”에서 제기된 러시아와 한국의 “공생국가” 개념을 소개하며 양국 간의 전략적 우호 관계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2000년대 초반의 김대중 정권부터 러시아와의 가스관 협의 및 유라시아 진출 논의 등이 이어져왔지만 논의에 그치고 장기적으로 계획이 실행되지 않았다”면서 유감을 표했다.
이어지는 질의응답 시간에는 주로 박 전 공사가 구상한 대러 외교 방식의 현실적 가능성에 대한 논의들이 이어졌다. “가스관 협력사업과 같은 경제적 협력관계가 러시아 정부로 하여금 안보 위기 상황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한국 정부를 도와줄 실질적 유인이 될 수 있는가? 또 한국 정부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경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방국인 미국의 의지에 반해 러시아의 편을 들 수 있는가?”라는 비판적 질의가 던져졌고, 이에 대해 강연자는 “적절한 수준의 전략에 따라”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적 외교 방침을 강조했다.
  • 박병환 전 주러시아 공사 초청강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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